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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 2 - 러시아 정치-외교

러시아 <대통령 선거>는 어떠했고,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나요?

천상의꿈 2024. 3. 19. 22:03

3월 15일부터 17일까지 치러진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푸틴 대통령이 당선되었네요. 무려 87.3%라는 높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번 선거에 담긴 풍경과 함의(implications)는 뭔지 탐구해 봅니다.

한마디로 ‘21세기 현대판 차르 대관식’이죠.

자료: www.reuters.com; www.tass.com

 

푸틴 대통령은 2000년부터 2024년 지금까지 최고 권좌에 있었는데(단,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3선 금지로 인해 ‘실세 총리’로 남아있었지요) 앞으로 2030년까지 6년을 더 하게 되었습니다. 그간 최고 기록이자 29년 동안 집권했던 이오시프 스탈린의 기록을 뛰어 넘어서게 됩니다.

 

현재 대통령 임기는 6년입니다. 과거에는 4년이기도 했고 3선 금지가 있기도 했는데 모두 바꿔 임기는 6년, 푸틴의 경우는 헌법을 바꿔 계속 출마가 가능하게 만들었죠. 그래서 2030년에 한 번 더 출마할 수 있어요. 그때에 다시 당선 된다면 또 6년을 다시 하죠. 잘 하면 2036년까지 대통령을 할 수 있는 겁니다.

 

가히 21세기 현대판 ‘차르’(황제)라 부를 만합니다.


후보자는 푸틴 대통령을 포함해 총 4명이었습니다.

그런데 모두 푸틴의 정책에 찬성하는 입장을 가졌고, 정작 푸틴을 비판하고 반대하는 인물은 정착 출마하지 못했습니다. 후보 자격이 안 된다고 중앙선관위원회에서 탈락시키거나 해서 정작 경쟁력 있는 후보자는 없었던 셈이죠.

‘선거 권위주의’(electoral authoritarianism) 모습을 보인 겁니다. 권위주의 통치와 선거 경쟁이 공존하는 정권인 셈이죠. 그런데 이번에 러시아는 선거 경쟁 자체도 무의미하고 형식적으로 되어버렸어요.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3월 18일 발표한 최종 투표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2024년 러시아 대통령 선거 결과]

후보자
득표율(%)
소속
블라디미르 푸틴
87.28
무소속
니콜라이 하리토노프
4.31
러시아공산당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
3.85
새로운사람들
레오니트 슬루츠키
3.20
러시아자유민주당

* 참고로 러시아의 선거를 분석하려면,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자료, 또는 러시아정부의 기관지 격인 라시스카야가제타(www.rg.ru)라는 신문에 공고된 내용을 참고하면 됩니다.

현재 러시아 선관위의 위원장은 엘라 팜필로바(Ella Pamfilova)이며, 2016년부터 현재까지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어요.

 


2018년에 있었던 대선과 비교해 보면,

투표율은 77.44%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고, 또한 지난번 76.7% 보다 높은 87.3%의 득표율을 기록했어요.

 

사실 이번에 푸틴 대통령에게는 당선이 아니라, 2018년 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는 것이 중요했어요. 왜냐하면 이전 선거보다 더 높아야 정치권력의 정당성과 정통성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죠. 그래야 지금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도 자신 뜻대로 끌고 갈 수 있는 것이고, 정치적으로 안정된 국정 운영을 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보기 때문이에요.

대신에 너무 오래 동안 해서 국민들이 느끼는 ‘정치적 피로감’도 많이 남아있겠죠. 이는 앞으로 푸틴이 풀어야 할 과제이기도 해요.

다른 한편으로 이번 대선을 놓고 러시아 밖에서는 매우 비판적인 시각이 많았어요.

우선 선거일이 3일이나 되었는데, 이는 선거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죠. 코로나 팬데믹 때로 며칠 동안 선거를 했었는데, 대선에는 처음 도입한 것에요.

 

원래 선거에는 비밀 선거가 보장되어야 하는데, 투표함이 투명해서 안이 다 보이는 것도 등장했어요. 또한 푸틴에게 반대하는 세력은 화염병을 던지거나, 불을 지르고, 잉크를 붓는 잉크 테러 등을 해서 체포되기도 했지요.

 

자료: www.mk.co.kr

 

선거를 비판하는 여러 형태의 모습이 베를린, 런던, 파리 등지에 나타나기도 했어요. 반푸틴 정서가 서방측에 많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죠. 특히 반정부 운동가였던 알렉세이 나발니가 옥중 사망하는 바람에 더욱 반푸틴 정서가 널리 퍼진 상태였죠.

 

자료: www.chosun.com

 

미국, 독일, 프랑스, 유럽연합 등 서방측은 비판적인 반면, 중국, 벨라루스, 사우디아라비아, 북한, 나이지리아, 인도, 아제르바이잔 등은 축전을 보내는 등 푸틴의 당선을 축하하는 모습을 보였지요. 러시아와 친한 국가와 아닌 국가로 세계가 분열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죠.

 

앞으로 푸틴 대통령은 집권 5기를 맞이하고, 예년 같으면 5월 7일에 취임하게 될 거에요. 향후 어떤 정책을 펼쳐나갈지 궁금해 하고 있죠.

 

또한 오는 11월 5일에는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치러질 예정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한 판 승부가 펼쳐집니다. 이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누가 되느냐에 따라 국제정세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하는 점이 결정되기 때문이지요.

 

러시아 대통령 선거를 보면서, 러시아 정치체제 성격, 권력구도, 푸틴 대통령 리더십, 러시아를 이끌어 가는 지배엘리트, 법적 제도적 장치, 국민 여론, 대내외 정책 방향 등 많은 것을 접할 기회를 가져볼 수 있어요.

 

한 발 더 나아가 앞으로 <푸틴 집권 5기>(2024-2030)의 대내외 정책에도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